얼마 전 시중에서 크게 유행하는 새 핸드폰을 써 보고는 편리하고 세련된 기능에 새삼 놀랐다. 정보전달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는지, 그 속도를 따라잡으려니 여간 숨이 가쁜 것이 아니다.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급속하게 늘어났고 이용법도 간편해졌다.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정보처리의 속도 또한 빨라졌다. 특히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의 일방통행식 정보전달에서 벗어난 쌍방형 커뮤니케이션, 누구나 정보를 쉽게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환경이 만들어졌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 화상통화가 가능하다니, 10년 전의 정보통신 환경과 비교해보아도 얼마나 대단한 발전인가.

경이로운 속도로 신기술을 개발해내는 인간 뇌의 창조성에 박수를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첨단의 정보전달도구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정보전달 능력과 정보처리 능력도 그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하는가? 동일한 시간 내에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전달하고 처리할 수 있는 도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인간의 뇌가 가진 본연의 정보전달능력과 정보처리능력은 얼마나 발달했는가?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의 양이나 정보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은 점점 평준화 되어간다. 더구나 요즘같이 모바일이 발달한 시대에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편 우리의 생활환경과 비즈니스 환경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돌발적인 변수가 많아지며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효과적으로 정보를 선택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 즉, 정보의 양보다는 정보를 판단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화 사회는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통합적인 뇌를 요구한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뇌가 아니라 정보를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뇌, 더 나아가 이미 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서 새로운 정보를 스스로 창조하는 뇌가 필요하다.

뇌의 정보처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관건은 철학과 가치, 즉 당신의 양심이다. 철학과 가치기준이 있어야만,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고한 철학과 중심가치가 없으면 판단의 기준이 애매해지고, 그만큼 정보처리의 속도 또한 느려진다.

바른 철학과 가치기준, 양심이 있을 때 어떤 정보가 자신과 우리 사회와 지구에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고 정보처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 확고한 중심가치가 있는 사람은 정보를 전달할 때도 신념과 자신감이 배어나며, 추진력과 실행력 또한 커진다.

양심을 회복함으로써 우리는 정보처리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리에 서게 된다. 물론 성공과 출세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위치와 힘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런 위치에 있더라도 양심을 회복하지 못하면 정보를 독점하거나, 기득권과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중심으로 정보처리를 하기 쉽다. 양심은 마치 저울의 영점과도 같이, 최선의 정보처리를 할 수 있는 가치기준을 제공해준다.

정보처리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지능력도 키워야 하고 효율적인 첨단도구 사용법도 익혀야 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 속의 양심을 깨우는 것이다. 양심은 우리 뇌가 가진 최고의 기능이다. 내가 뇌교육과 뇌운영시스템 BOS(Brain Operating System)를 강조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BOS를 통해서 양심을 깨우고, 정보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인류의식 진화의 지름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현재 인류는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정보처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정보처리의 진정한 주체가 누구이어야 하는가? 자신의 이익추구에 경도된 개인과 집단이 아니라 양심을 회복한 인간이어야 한다.오직 양심을 회복한 인간만이 진실성과 진정성을 가진 정보를 생산하고 선택할 수 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국학원 설립자 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