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계속해서 뇌교육의 가치, 뇌교육을 현시대에 어떻게 잘 활용해서 현실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기존에 있는 문제를 푸는데 익숙한데, 우리 뇌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그 답을 찾고 할 때 새로운 창조성이 발현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식교육’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교육’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 혹은 방법’이란 뜻으로, 라틴어의 'educatio'에서 유래한 것인데 내면의 것을 끌어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내면의 힘이 오늘날에 와서는 뇌의 창조성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배운 지식이라든지 여러 가지 삶의 경험이 현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식정보의 습득 보다 활용이 중요

이제 ‘교육’이란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자. ‘지식’이란 것은 뇌에 입력되는 하나의 정보에 불과하다. 지식정보 이외에도 부모를 통해 받는 유전정보도 있고, 신체를 통해 들어오는 감각정보,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얻는 경험정보란 것도 있다.

뇌는 이러한 다양한 정보를 입력받아 출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이다. 지금은 지식정보화 시대이고, 최첨단 미디어와 다양한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방대한 지식정보를 검색하고, 취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활용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지식평가 위주의 교육체계에 대한 인식의 변혁이 필요하며, 지식정보 이외의 정보에 대한 인식도 가져야 한다.

지식정보는 사실 뇌의 무한한 창조성 측면에서 보자면 일부에 불과하다. 창조성이라는 것은 평소에 연결되지 않고 흩어져 있던 정보들이 꿰어지는 현상인데, 그러자면 라이트를 비추듯이 뇌 속에 어딘가에 불을 켜야 한다. 없던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이 불을 비추니 드러나는 것인데, 뇌의 잠재성이 발현되는 차원이라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반드시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면 뇌에 불이 들어와서 방법을 찾게 되는 능력이 있다. 이것은 누구나가 갖고 있는 뇌의 정보처리기능이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축적한 정보를 ‘원시정보’라 부른다면, 그러한 원시정보에 접근하는 길을 안내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은 디지털기기를 두드리면 나오는 그러한 지식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뇌를 활용해서 얻을 수 있는 활용차원의 정보처리기능이 훨씬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뇌 속의 정보처리시스템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규모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 거대한 시스템 속에 있는 창조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열쇠가 바로 ‘의지’이다. 인간이 하늘을 날게 된 것도 팔다리 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의지를 갖고 뇌를 썼기 때문이다.

원시정보 중에 가장 좋은 정보는 건강을 가져오는 자연치유력, 행복에 대한 열망, 평화에 대한 지향이라고 볼 수 있다. 건강을 싫어하는 뇌, 불행하고 싶은 뇌, 평화를 싫어하는 뇌는 없다. 건강, 행복, 평화는 모두가 바라는 상태인데, 왜 그런가 하면 그것이 원시정보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의 안정된 생존과 번식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대대로 선택해왔던 정보인 셈이다.

우리는 학교생활을 통해, 시험을 통해 무엇이든 배워야 할 수 있다는 정보가 우리 뇌에 들어 있다. 그래서 배우지 않으면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지식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이고, 과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학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뇌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나 기술이 바로 뇌 안에 있다는 자각이다.

뇌교육의 장,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얼마 전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IHSPO) 6회대회가 고려대학교에서 열려 참석했다. 2005년에 인간 뇌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창설한 대회이다. 이 올림피아드는 뇌교육의 장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올림피아드에 한 동작을 일정시간 유지하는 ‘Gym'이란 종목이 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부모들은 놀라워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한계를 넘는 체험이 계속해서 쌓이면 뇌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게 된다. 그 믿음이 모여 뇌를 잘 활용하는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외에, 4초 동안 색상, 글자, 알파벳을 제시하고 순간적인 단기기억력을 테스트하는 ’스피드브레인‘이란 종목도 있는데, 사진을 찍듯이 사물을 뇌에 저장한 다음, 기억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올림피아드의 정점은 눈을 가리고 색상이나 알파벳을 인지하는 ‘브레인윈도우’ 종목인데, 이것은 인간 뇌의 고등감각인지(HSP) 능력을 평가한다. 인간 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인데, 사실 HSP는 그 놀라운 현상 만큼이나 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 꽃피어져 왔다.

HSP를 개발하던 초창기에 아이들이 안대를 쓰고 글자를 볼 때, 일반인들의 눈에는 황당하게 보이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스스로 방법을 만들어 갔다. 프로그램이 있지만 뇌에 스크린을 뛰어서 보는 감각은 결국 자신의 의지와 믿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일부 언론에서도 사기 아니냐고 할 때도 순수한 아이들은 오히려 그런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그런 시련을 넘어 성장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있었기에 지금은 이 대회가 유엔본부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했을 만큼 국제올림피아드로 자리 잡았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할 때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지구가 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고, 이후 지동설이 증명되면서 우주와 지구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가능해졌다. 나는 HSP도 그러한 여정 속에 있다고 본다.

뇌를 올바르게 쓰는 철학을 가진 민족

결국 인류의 미래는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고대하는 인류의 평화는 종교, 사상, 국가, 제도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인류의 모습을 만들어 놓은 것이 우리의 뇌라는 것을 알고, 이제는 뇌를 올바르게 잘 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뇌교육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천지인의 원리 속에서 홍익인간으로 살아가라'는 위대한 선조의 가르침을 되살려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것이다.

뇌가 가진 본래의 가치와 정신은 한민족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에 나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정신문화가 있냐고 묻곤 하는데, 삼일신고(三一神誥)에 보면 일찍이 뇌를 얘기했다. 삼일신고 신훈 편에 보면 '자성구자(自性求子), 저마다 본성을 찾아보라.' '강재이뇌(降在爾腦), 이미 너희 머리 속에 내려와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성이 있는 것이고, 양심이 있는 것이다.

우리 뇌에 있는 양심을 회복하고 창조성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뇌교육의 목적이다. 우리 교육이 바뀐다면 그 교육을 통해서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고, 또 한국에서 그런 새로운 교육이 앞으로 해외로 많이 보급되어 당면한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대안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꿈을 갖고 뇌교육을 전하고 있다. 이것은 나의 꿈이자, 함께 하는 모두의 꿈이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국학원 설립자 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