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사만화가협회 회장, 경인일보 만평가 김상돈 화백

넘치는 정보화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하며 민족혼 재발견이란 보물을 선물하는 이가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처음에는 웃고 다음에는 절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시사만화가 김상돈 화백. 그는 민족혼을 전하는 일이라면 먼저 뛰어가는 실천가이다.   

우연히 신문광고 작업을 하던 중 말하고픈 모든 정보와 이미지가 한 컷 카피에 집약되는 매력을 발견한 뒤 직접 시사만화계에 뛰어들어 올해로 11년째 활동하고 있다. 이슈가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수 천자 논설 이상의 말을 담고 모두가 공감할 메시지를 10제곱 센티 작은 화폭에 온전히 투영해 내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다. 갈수록 비주얼이 각광받는 요즘 시사만화는 신문의 얼굴로까지 비춰진다. 보는 재미와 함께 한눈에 이해되는 정보전달력으로 복잡한 사설을 다 읽지 않아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시사만화가 있는 논설과 글만 있는 논설을 비교해 독자들의 해독력과 이해력을 연구했는데 시사만화가 있는 쪽이 비교가 안 될 만큼 우세했습니다. 한 컷 만화가 이미 엄청난 메시지를 전해준 것이죠”


시사만화가는 무엇이 민족과 국가에 참된 이로움인가를 보아야


그는 사회여론을 주도하는 툴로서 시사만화의 비중이 커진 만큼 성숙해야 할 작가의 눈을 놀랍게도 민족의 고유철학인 ‘홍익’에 비춰 말하였다.

“시사만화가는 무엇이 민족과 국가에 참된 이로움인가를 보아야 됩니다. 모두가 두루 이로운 공익의 눈, 바로 이 민족의 건국이념이자 철학인 홍익 사관입니다. 홍익의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의 문제는 쉽게 답이 나옵니다. 여당, 야당이 다르지 않고 기업주와 노동자들이 다르지 않습니다”

김 화백은 정보의 전달과 방법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주의를 나타냈다. 시대에 부합되고 다양한 계층, 세대가 받아들여야만 그 소리가 널리 공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쉬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시대흐름에 그가 가진 시사만화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그래서 그는 국학도 만화가 가지는 쉬움과 재미를 가지고 대중들,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편안함과 복지만 생각하는 아이들로 키우면, 커서 정작 중요한 결정과 선택을 할 때 나라와 민족을 생각할 줄 모릅니다. 그렇게 서로가 개인만 생각하면 결국 다 무너지고 백 년 전 일제에 병합되던 상황이 다시 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됩니다.

민족정신에 대한 정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그것을 결정하는 겁니다”
더불어 그는 시대변화와 세대격차의 갈등을 극복하는 뿌리가 민족에 대한 정체성과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시대상황이 바뀌고 세대 간의 격차가 있어도 그 나라의 민족성이 바르게 교육되고 전해질 때,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가 좋은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로 본지 창간호부터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있는 김화백은 본지에 청소년 국학신문의 발간을 당부하기도 했다.
 
쉽고 재미있는 만화로 청소년들이 민족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그의 청소년 사랑은 올해 초, 시사만화가협회 주관으로 열린 통일만화전에서도 여실히 보인다. 전문가의 작품뿐 아니라 오천 점이 넘는 전국 학생들의 작품이 북한 금강산에까지 전시돼 통일과 민족정체성을 되새긴 뜻깊은 행사로 널리 조명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신세대들이 공감하겠느냐고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정말 꼭 해야 될 일이기에 입술이 부르트게 사람들 만나며 강행을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다. 신세대가 자기편리만 추구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천 점이 넘는 작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그 작품이 동토의 북한에까지 전시된 것이다.

“저희도 놀랐습니다. 1천 점만 넘어도 성공적인 전시회라고 보는데 오천 점이 넘었어요. 통일과 민족에 대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렇게 관심을 갖고 동참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정체성을 잃어가는 조선족의 뿌리찾기 운동에 만화로 동참하다


김화백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조선족 동포신문인 길림신문 남영전사장을 만나 시사만평을 연재할 계획이다.
남영전사장은 조선족으로서 현존하는 중국 4대 시인으로 나날이 정체성을 잃고 한족에 흡수되는 조선족 현실을 걱정하며 그를 초청했고 김화백은 중국 최초로 시사만화의 저력을 선보이려 한다.

“그쪽에서 경비문제를 걱정하기에 이런 일은 돈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했어요. 민족을 위해 우선 발 벗고 나서야 할 일이니 걱정 말고 당장 추진하자고 했습니다”

정부에서조차 동북공정에 정면대응하지 못하고 현실 경제논리에 빠져 있는 것은 당장의 밥그릇만 생각하는 잘못이라고 그는 말한다. 당장의 밥그릇만 생각하면 다음 세대에는 밥상까지 잃어버리게 된다는 소탐대실의 논리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국학이라는 깃발이 올랐습니다. 이 깃발아래 애국애민의 뜻있는 사람들이 순수하게 모여야 합니다” 

큰 키, 장군 같은 덩치에 확신에 찬 당당한 그의 말을 듣노라면 구한말 애국지사가 겹쳐 떠오른다.
그는 진지한 얼굴과 총칼 대신 쉽고 재미있는 만화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혼을 두드리는 현시대 민족정신 독립운동가의 진정 유쾌한 모델이다.  <송영주 희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