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처럼 여겨졌던 밀가루 끊기 100일간의 도전은 기나긴 여정이었다. 밀가루를 완벽하게 끊었다고 할 수 없지만, 찾아서 먹지는 않았다. 그건 만으로도 밀가루 마니아에게는 대단한 일이었고, 성공적이었다. 
 
끊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 동안의 밀가루 금단 현상을 넘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그래도 평온한 바다의 잔잔한 파도처럼 순조롭게 항해를 하듯 잘 넘어갔다. 밀가루 음식의 유혹도 뿌리칠 힘이 점점 강해졌다. 그래도 말이다. 가끔 야근하고 치킨집을 지나쳐갈 때 달콤한 향기는 이내 입안에 침이 가득하게 만든다. 100일 뒤에 꼭 먹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넘기곤 했다. 
 
밀가루를 끊으면서 내 몸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었는데, 처음 2~3일이 지나면서 위가 조금씩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늘 무엇인가 가득 찬 것 같았던 위가 날이 갈수록 살아서 움직이는 듯했다.  일주일 지나니, 몸이 가벼워졌다. 2주 정도가 지나면서는 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잘 빠지지 않던 뱃살도 빠졌다.  
 
밀가루 끊기 도전을 결심하게 만든 대변 배설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묽은 변과 설사는 조금씩 줄더니 오랜만에 쾌변의 상쾌함을 맛보았다. 변이 잘 나오지 않은 고통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 기분을 알 것이다. 현대인들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쾌변을 보기란 여간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나같이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장이 좋아질 리 없다.  
 
한 달 정도가 지나니 피부도 좋아졌다. 그동안 피부민감증으로 자주 가렵고, 피부에 물기가 거의 없을 정도였는데,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로 바뀌었다. 몸은 한 층 가벼워졌고, 두 달쯤 되니 몸무게는 8kg 정도 빠졌고, 허리둘레도 5cm 정도 줄어들었다. 평소 운동은 명상과 호흡,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정도만 했다. 예전에는 조깅으로 3달 만에 10kg 정도를 감량한 적이 있었지만, 운동하지 않으니 금세 요요현상이 온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특별히 식사량을 줄이지도 않았고, 가능한 하루 3끼 꼬박 챙겨 먹고, 간식도 자주 먹는 편이었다. 그런데 몸무게는 체지방이 빠지면서 살이 점점 더 빠졌다. 
 
변화는 몸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보상을 받으려고 했던 것이 식습관을 개선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반응이 달라졌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민감했던 것들이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되기도 하고, 스트레스의 강도도 점점 줄어들었다. 장 건강이 좋아지면 면역력, 자연 치유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면역력이 향상되면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7월 22일 현재 밀가루 끊기 140일째.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이다. 당분간 밀가루를 끊을 생각이다. 하지만 평생 밀가루를 끊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치킨, 자장면, 라면을 먹고 싶기 때문이다. 밀가루를 조금씩 먹고 싶을 때 먹어도 좋을 만큼 장 건강이 좋아지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밀가루 끊기 100일간의 도전은 내게는 음식이 얼마나 몸의 건강을 좌지우지하는지를 깨닫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혹시 지금 어딘가 몸이 좋지 않다면 먹는 음식을 의심해 봐라. 평소에 무엇을 먹고, 어떤 음식이 나에게 좋은 영향,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를 안다면, 음식 관리만 잘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성공을 높이는 밀가루 끊기 두 번째 : 스트레스 관리하기  
  
1. 스트레스 받게 되면 주로 먹는 것이 당긴다. 밀가루 애호가의 경우에는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스트레스 받을 때 먹을 좋은 음식을 미리 마련해 두거나 먹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견과류, 유산균, 과일 등 장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음식으로 하면 좋다. 
 
2.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걷는 운동을 하면 좋다. 실내에서 하는 방법으로 명상과 호흡을 활용하면 좋다. 크게 천천히 후~ 하고 내쉬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