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창 영화감독이 지난 28일 천안 국학원에서 ‘21세기 문화스토리텔링 시대의 주인공’을 주제로 멘토 특강을 펼쳤다.

“요즘 들어 교육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경쟁 위주였어요. 경쟁이 1960년대까지만 해도 통했어요. 이제 21세기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쉽게 말하면 룰이 바뀌었다는 거죠. 이 사회 전체가 60년대 전략과 전술로 가려고 해요. 여러분은 유일하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은 굉장히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알 포인트> <GP506> 등의 흥행작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공수창 교수(글로벌사이버대 문화스토리텔링학과 )가 지난 28일 천안 국학원에서 열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워크숍(이하 벤자민 워크숍)에서 ‘21세기 문화스토리텔링 시대의 주인공’을 주제로 멘토 특강을 펼쳤다.

이날 공 교수는 벤자민학교 1기생 27명을 대상으로 ‘이 시대 문화산업의 중요성’, ‘스토리텔링과 스토리텔러의 의미’, ‘영화로 본 스토리텔링의 예’ 등을 설명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에 문화산업을 이끌어갈 청소년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 공수창 영화감독 (글로벌사이버대 문화스토리텔링학과 교수)

공 교수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인구와 좋은 머리밖에 없다”며 “우리나라가 먹고 살려면 문화산업을 해야 한다. 문화사업은 굉장히 커질 수 있다. 그 문화산업이 소비만 되는 형태가 아니라 소통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힐링되는 삶과 철학으로 풍성해질 수 있는 문화산업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산업의 요체인 스토리텔링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공 교수는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라며 “‘어렵다’, ‘타고나야 한다’ 등 글 쓰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끈기 있는 사람이 글을 쓴다. 즉 글은 85%는 엉덩이로, 10%는 경험으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다양한 문화산업형태로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MSU, One Source Multi Use)와 스토리텔링의 파워를 보여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롤링을 예로 들며 스토리텔링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1960~70년대 작가들은 글 잘 쓰고 책만 팔고 끝났어요. 아니면 드라마만 잘 되면 끝났죠. 하지만 지금 시대는 그렇지 않아요. 스토리 하나만 있으면 영화, 출판, 캐릭터 상품, 애니메이션, 테마파크까지 다 돼요. 월트디즈니가 만든 미키마우스 스토리가 영화가 됐죠? TV 시리즈, 출판, 캐릭터 상품까지 됐어요. 스토리가 그런 거에요.

작가 조앤롤링이 <해리포터>로 벌어들인 수입이 조 단위에요. 요즘 미국에서 우리나라 영화 스토리 판권을 많이 사갑니다. 제 <알 포인트> 판권도 300만 불에 사갔어요. 지금은 글로벌시대이기 때문에 좋은 스토리가 있으면 찾아서 자기네들이 사갑니다. 이처럼 스토리가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거에요.”

▲ 공수창 감독은 멘토 특강 후 벤자민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 교수는 <벤 허> <글래디에이터> <몬테크리스토 백작> <혹성탈출> 등 다양한 영화를 예로 들며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벤자민 학생들과 함께 분석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가장 잘 통하는 게 복수 콘셉트이에요. 인간이 만든 법 중에 가장 최고의 법이 뭔지 알아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요. 주인공이 올드 와이즈맨(조력자, 현자)을 만나서 트레이닝을 받아요. 그게 가장 잘 되어 있는 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이에요. 사람들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보고 베낀 거에요. <글래디에디터> <벤허> <스타워즈>도 그렇고요. 될 수 있으면 원작을 읽어보세요.”

공 교수는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읽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라며 “나는 중학교 때부터 책을 작가별로 읽었다. 영화도 그렇게 봤다. 여러분들도 작가별, 감독별로 책과 영화를 보라”고 권했다.

또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영화 <명량>을 어떻게 봤느냐’는 학생 질문에 그는 “명량은 두 가지다. 첫째, 진정성이라고 본다. 그게 통했다. 또 하나, 사람들이 이제 민족혼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단군 영화, 단군 드라마가 없다. 그것을 내가, 여러분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의 시대가 저기 있어요. 여러분들은 정말 예쁘고 빛나는 존재입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어요. 여러분은 이 시대에 중요한 씨앗들이에요. 여러분의 뜻을 마음껏 펼쳐보세요. 많이 읽고 보면서 여러분의 스토리를 만들어보기 바랍니다.”
 

글/사진.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