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의 발달에도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러닝(Deep Learning)은 향후 인재채용은 물론 금융, 의료, 예술, 경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Deep Learning은 기존의 주입식 교육보다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으로 학습 성취도를 높이고,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초월하여 지식과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Deep Learning은 신경세포의 기능을 모방한 신경망을 다단으로 겹쳐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기계학습 기법이다.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학습시킨다. 
 
즉  Deep Learning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인공지능 성능을 향상시키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는 다르다. 따라서  Deep Learning은 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비선형 관계에서도 특징을 요약 추출하고 분류해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우도록 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기원)
 
예를 들면 인간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하도록 하는 데이터가 쌓여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를 분류하는 필요한 기계학습은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지도학습은 컴퓨터에 먼저 정보를 가르치는 방법으로서, 수많은 형태의 ‘개’ 사진을 입력하여 미리 개 패턴을 학습하게 하고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개’ 사진을 구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지도학습은 학습과정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으로서, Deep Learning이 대표적인 비지도학습이다. 
 
지도학습은 단순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학습을 통해서 기억 수준의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하지만, 비지도학습은 단순한 경험 체험 및 지식 습득을 넘어서 직관, 통찰, 지혜 등 인간의 모든 능력적인 측면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나라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학교 교육에서 Deep Learning을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Bloom의 신목표분류학에 의해 기억, 이해, 적용, 분석, 평가, 창안 등 6개의 인지적 영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기억은 지도학습에서 실시할 수 있지만, 가장 높은 수준의 창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하는 자가학습을 통해서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비지도학습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는 학습자에게 처음부터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을 학습자가 습득하도록 한 후 단계적으로 점차 높은 수준의 사고를 요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다음으로 학교 교육에서는 특정한 개념을 학습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이러한 특정한 개념을 배울 때 학습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 후, 개념을 습득하기보다는 배움의 과정 없이 경험적인 지식이나 관찰에 의한 학습을 바탕으로 개념을 형성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개념을 형성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선진국의 영·유아와 어린이 대상 독서 교육을 두고 인간의 뇌를 모방해 탄생한 Deep Learning을 떠올린다. 
 
예를 들면 부모가 3~5세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줬을 때 아이들의 청각과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좌뇌의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책을 보지 않고 부모의 책 읽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각 관련 뇌 부위가 활성화됐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하는 뇌 활성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즉 어린 시절 책 읽어주기와 책 읽기가 인공지능의 Deep Learning과정처럼 인간의 뇌를 자극해 상상력과 창의성이란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낸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산하여 축적된 데이터를 특정한 알고리즘으로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흉내를 낸다. 
 
그러나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의식, 감정 등은 인공지능이 흉내낼 수 없는 범주이므로 인간의 영역을 모두 대체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학교 교육에서 Deep Learning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공감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격려하는 사람, 상담하는 사람 등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학교 교육에서도 교사가 학습자에게 가르쳐서 배우는 암기식 수업이 아니라, 컴퓨터가 사람처럼 자율적인 학습까지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두뇌 계발 기술 즉, Deep Learning을 하루빨리 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위원, 교육부 연구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이자 국제뇌교육협회 지구시민교육연구회 자문위원이다. 주요 저서는 '뇌기반 자기주도적 학습의 이론과 실제(교육과학사 2016)', '학교폭력예방교육지침서-또래중조 갈등해결의 이론과 실제(명성출판사 2014)',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수업 설계전략(교육과학사 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