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머무르지 않고 변하게 된다. 모든 것은 고정되거나 멈추어진 것이 없이 항상 흐른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항상 고정되어 있으면서 변하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항상 즐겁고, 항상 슬픈 일만 일어나고. 그것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못한다. 생각이 한 곳에 머물고 집착하게 되면 변하거나 흐름을 알 수가 없다. 집착하면 긴장하게 되고 긴장하면 온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감정의 기복이 심해질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하여 노력을 해야지만 살 수 있다는 집착으로 생각이 고정되어 있다.

▲ 서호찬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교수
자연은 한 곳에 고정되어 있거나 머무르지 않는다. 고유의 법칙과 질서로 순환이 되며 끊임없이 흐르고 움직인다. 봄에는 꽃을 피우게 하고 여름에는 마음껏 발산하여 확장시키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고 낙엽이 되어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그 계절에 맞게 움직이며 머물려고 하지 않는다. 자연 속의 만물은 이에 순응하여 그 질서에 맞게 생활한다. 여기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게 된다. 한 곳에 머무르게 되면 썩게 되고 부패하게 된다. 생생하게 움직이게 하고 생을 다하면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자연의 에너지는 순환한다.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이다. 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비로 떨어진다.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열이 이동한다. 대기 중 바람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균형과 안정된 곳으로 움직인다. 파도도 바람에 따라 일렁이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에너지의 순환이 지구에서 적용이 안 되는 곳은 없다. 에너지는 소멸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성과 형태가 달라질 뿐 그대로 있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지구에 있거나 더 나아가 우주에 그대로 남아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자연과 더불어 진화되었고 자연의 혜택 속에서 자라왔다. 자연을 떠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사람은 하늘과 땅의 사이에서 조율을 하고 같이 순환이 되는 삶을 살아왔다. 지구 안에서 에너지의 흐름과 순환이 있듯이 사람의 몸도 끊임없이 순환이 되고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본래 몸은 자연의 주기에 맞추어 반응하고 움직이게 되어 있는데 생각이 에너지를 머물게 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또한 일상에서 섭취하는 음식조차도 긴장을 유발하고 몸의 에너지 순환을 지연시키는 것이 많다.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 음식과 식재료가 순환의 흐름을 막는다.

현대인은 심인성질환이 많다고 한다. 예전에는 영양부족과 병균에 의한 병, 질환이 많았지만 현재는 마음의 병이 증가 추세이다. 이는 나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한 곳만 바라보는 집착, 긴장으로 만들어진 질환이다. 스스로 긴장을 늦추고 이완하면 호전될 병들이다.
이제 눈을 자연으로 돌려보자. 집 주위의 가로수도 좋고 집안의 조그마한 화분도 좋다. 그것을 바라보고 스스로 “좋구나” 라는 생각이 올라올 때 비로소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순환이 되고 흐르게 된다. 한 곳에 머물지 않으면 생생한 몸과 마음이 유지가 되고 활기를 얻게 될 것이다.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