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서 목간 23점 발굴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2014~2016년)에서 출토된 23점의 목간(木簡)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 함상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사진=문화재청>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체제와 조세체계 등을 구명(究明)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17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중 주목되는 것은 4면에 모두 글자가 새겨진 사면목간 1점이다. 이 목간은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細長方形)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길이 34.4㎝, 두께 1.0~1.8㎝에 총 56글자가 쓰여 있다.

 그 내용은 진내멸(眞乃滅) 지방의 촌주(村主)가 중앙(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일종의 보고서이다. 촌주가  잘못된 법 집행에 관해 그 잘못을 두려워하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목간의 중심시기인 6세기 중반경에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행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고, 6세기 중반의 신라 시대 법률인 율령(律令)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즉, 목간에서 ‘□법 30대(□法卅代)’, ‘60일대(日代)’ 등의 표현은 30일, 60일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놓은 법률 용어로, 이를 통해 당시 신라는 율령을 통한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가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 함상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사진=문화재청>

 또한,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에서 신라 왕경인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경위(京位) 관등명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그동안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는 신라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외위(外位) 관등명만 확인되었다.  이번에 출토된 목간에서 경위(京位) 중 12등급인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발견되어, 함안 성산산성이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아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급벌척(及伐尺)’이라는 외위 관등명이 새롭게 등장한 것도 매우 흥미롭다.

▲ 함안 성산산성 전경.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4일 오후 한국목간학회 제25회 정기발표회에서 발굴결과를 발표했다. 또 지금까지 출토된 함안 성산산성 목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집대성하는 『韓國의 古代木簡 Ⅱ- 함안 성산산성(가제)』책자를 2017년에 발간하여, 우리나라 고대 목간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목간(木簡)은  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다듬어진 나무 조각에 글자를 쓴 것으로,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에서 1991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하여, 총 308점의 목간이 출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