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이번 선거에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될까 하는 것이다. 모든 언론들이 당선 유망한 대선 후보의 지지율과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대선후보들도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제대로 이끌 인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선거유세에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정부수립이후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공백의 혼란과 북한의 도발, 경제침체 속에 이제 국민은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보다 더 근본적이고 솔직한 질문을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바로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말 현재의 상황이 개선될까 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극심한 분단 속에 놓여있다. 이는 남북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혹자는 한국에는 35%의 진보와 35%의 보수, 그 중에서 10%의 극단적인 진보와 10%의 극단적인 보수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반대 세력에서 진정 국가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반대 세력은 집권 세력이 얼마나 무능하고 위험한지 증명해 보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의 탄핵사건과 이명박 대통령 때의 광우병 사태만 봐도 차기 집권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문제가 제대로 된 대통령 한 명 선출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마치 이제는 전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정체성보다 자신이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정체성이 먼저인 듯 행동하고 있다. 상대방을 무능하게 만들어서 자신들이 기회를 잡는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상태에서 국정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이다. 이는 마치 같은 배에 타고 있는 두 집단이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해 상대방이 타고 있는 위치에 구멍을 뚫어 익사시키려는 것과 같다. 결국은 둘 다 죽게 된다. 우리나라가 외침에 의해 패망할 때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국가가 극심한 분열 속에 놓여 서로 단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의 붕당정치, 일제 침략 때의 민비와 흥선대원군 간의 권력다툼이 결국 수많은 국민을 죽게 만들고 국가에 치욕을 안겨준 것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현대정치는 이러한 뼈아픈 교훈을 잊어버린 듯하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춘추시대 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사람들은 철천지원수였는데도 한 배를 타게 되어 풍랑을 만나니 서로 합심해서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진보와 보수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독일과 네덜란드가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이 된 이유는 진보가 뛰어나서도 보수가 뛰어나서도 아니며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한마음으로 대타협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의 위기 앞에 중요한 것은 정치 이데올로기가 아닌 무엇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지 국민 스스로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이다. 일제가 우리에게 저지른 가장 큰 범죄는 우리의 역사를 날조해 우리가 왜 하나인지를 잊게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공동체 의식은 역사의 바른 진단을 통해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어렵다. 지금까지 우리는 역사를 볼 때 선조들의 무능함과 무지함을 탓하고 열등의식 속에 민족이 가지고 있는 저력과 우수성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인으로서의 동질감을 상실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소울 서치(Soul Search)를 해야 할 때이다. 국민이 좌와 우를 초월해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한국인으로서 살고자 하는 의식의 생겨날 때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민주정치가 이루어지며 그때 바른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