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부모들은 경제력을 최우선으로 뽑았다.

지난 4일 육아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부모됨 인식과 자녀양육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바람직한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경제력(21.8%)을 택했다. 그 다음으로 자녀와의 소통(18.8%), 인내심(18.7%), 바른 인성(11.5%) 등 순으로 선택했다.

또한 바람직한 부모가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도 경제력(33.1%)이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세대 차(16.5%), 권위적 태도(15.5) 등 순으로 꼽았다. 부모로서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경제력에 가장 많이 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서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학창 시절을 대학과 취업을 목표로 입시와 경쟁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취업과 결혼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6년도 직업만족도 직업 순위에서 1위 판사, 2위 도선사, 3위 목사, 4위 대학 총장, 학장, 5위 전기감리기술자, 6위 초등학교 교장, 교감, 7위 한의사, 8위 교수, 9위 원자력공학기술자, 10위 세무사가 선정이 되었다.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이고, 사회적 평판이 좋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돈으로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돈이 있어야 공부 특히 사교육도 마음껏 시킬 수 있고,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고 다수 국민이 생각한다.

세월호 대참사 이후 사회 제도적인 문제의 근원이 인성에 있다고 하여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이 되었고, 공교육에 인성교육이 필수로 도입되고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바른 인성보다 경제력이 필요한 사회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인성보다 성적이 중요한 사회에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인성보다 학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과연 인성의 가치를 중요한가?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기준은 어떠한가? 나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대통령을 원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부모는 조화로운 부모이고, 나쁜 부모는 나뿐인 부모이다. 내 가족만, 내 자식만 좋으면 된다는 이기심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경제력이 최고의 덕일 수밖에 없다. 과연 이런 사회가 계속 지속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오래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4차 혁명으로 인해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고, 그것으로 지금의 직업은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자기개발과 인격을 도야하는 일의 가치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실현해 나갈 때 삶의 질은 풍요로워지고,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좋은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꿈과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고, 인격을 도야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삶의 스승 같은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의 목적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좋은 부모, 좋은 교육, 좋은 직장, 좋은 사회, 좋은 정치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바로 인성에 있다.

방운기 체인지TV 미디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