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3째주가 되면 전 세계 선진 60여 개 국의 수많은 연구소, 대학, 단체가 함께 참여해 일반 시민을 위한 세미나가 릴레이로 개최된다. 공통된 키워드는 바로 ‘뇌’이다. 인간 뇌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일반 시민들에게 뇌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1996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뇌주간(World Brain Awareness Week)’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들어 함께 해오고 있다.

올해 한국의 뇌교육 관련 주요기관들도 공동으로 전국 9곳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공식 주제가 ‘인공지능시대, 자연지능을 깨우다’였다. 작년 3월 알파고 쇼크와 뒤이은 4차 산업혁명 이슈 등 급변하는 지구촌 환경의 변화가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라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늘날 인류 문명은 뇌의 창조성에서 비롯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인간의 뇌만큼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존재는 없다. 뇌가소성의 범위와 영역은 일생에 걸쳐 있으며, 집중과 몰입,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상상, ‘나는 누구인가’로 대표되는 내면의 성찰 또한 인간의 특별한 고등정신 능력이다. 뇌가 21세기 인류 미래 키워드로 손꼽히는 이유이다.

 변화의 물결은 이미 다가와 있다.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빅데이타 등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가는 정보화사회를 우리는 살아간다. 인간의 뇌는 간단히 말하면 정보를 입력받고, 처리해서, 출력하는 정보처리기관이다. 21세기 정보화사회와 정보처리기관 뇌 사이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보에 종속될 것인가, 정보를 활용하는 존재가 될 것인가.

‘지금 청소년들은 인공지능과 경쟁할 인류 첫 세대’라는 말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다. 인공지능시대 미래교육의 방향은 결국 인간이 가진 고유의 내재적 기능을 깨우는 ‘자연지능’과 정보화시대에 정보를 활용하는 ‘두뇌활용능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인간 두뇌의 사고 영역은 한 국가가 아니라 전 세계이어야 하고 인간 고유의 상상력과 감성을 키우며, 무한한 창조성을 마음껏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의 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20세기에는 ‘틀이 있는 교육’을 지향했다면 21세기에는 ‘틀이 없는 교육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틀은 없애고, 가치는 높인다. 

<브레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