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대통령을 기다린다]

극한 양상으로 치닫는 남북한 대결 국면이 어디로 갈 것인가? 요즘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를 보면, 편안하게 발 뻗고 잘 상황이 아니다. 금방이라도 이 땅에서 전쟁이 터질 것처럼 ‘4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강경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이에 반발한 북한이 맞대응하여 동북아 정세를 예측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일본은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대응을 지지한다는 방침을 드러내놓고 밝히고 있다. 또한,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우리나라에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있다. 한민족을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에서는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제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전이 한창이다. 대통령이 궐위된 상황에서 치러야 하는 대통령 선거. 지금까지는 상상할 수 없는 내우외환에 직면한 우리는 한 치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될 위기상황에 있음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한민족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민족이 둘로 나뉘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는데,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는 서로 총을 겨누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반세기가 넘도록 남북한이 갈라져 대결하는 이 현실을 정치인들은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남북평화통일은 진정 불가능한 것인가. 언어와 문화, 혈연으로 이어져 있는 남북한이 이념에 의해 적이 되어 언제까지 대결할 것인가.
날마다 유세장에서 국민을 만나는 대통령 후보들은 먼저 국민을 안심시킬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 땅에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고, 대결과 분열을 끝내고 화합과 창조로 나아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요즘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될수록 대결과 분열을 종식하고 평화를 정착하려는 노력을 배가하여야 한다.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제 내부에서도 대결과 분열을 끝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지역대결 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다행스럽다.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대결 구도가 없어지는 것은 1967년 대통령 선거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연 에 매여 대통령을 뽑는 지역대결 구도를 없애야 한다. 동서로 가르고 다시 남북으로 나누어 지연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지연에 호소하여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은 이번 기회에 정계를 은퇴하도록 국민이 압박하여야 한다. 유권자도 우리 지역 출신 후보니까 찍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진정으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인물을 도덕성과 능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또 경계해야 할 것은 세대 간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를 세대 간의 대결로 보고 이를 이번 대통령 선거에도 적용하여 세대 간 대결 구도로 끌고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로 갈라놓고 부자간의 대결로 몰고 가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진정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선거를 이용한다. 우리는 그러한 행위가 진정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한 것인지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는 아버지 세대만을 위한 대통령이나 아들 세대만을 위한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모든 국민의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선거이다. 그러므로 부정선거가 아닌 한 선거 결과에 당선되지 못한 후보도 승복하고 당선자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 비록 자신이 찍은 후보자가 아니어도 국민은 당선된 후보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대결과 분열을 끝내고 화합과 창조로 가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국민을 둘로 나누고 분열과 대결로 오도하여 깊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국민을 편 가르는 행위는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일찍이 베이컨은 《수상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키아벨리도 갈파한 것처럼 만백성의 어버이여야 할 군주가 스스로 하나의 당파를 만들어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에는 그것이야말로 한쪽으로 치우친 짐 때문에 전복하는 배와 같은 것이다.” 분열과 대결로 빚어진 아픈 상처를 치료하고 국민을 화합하게 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평화롭고 행복한 대한민국, 헬조선이 아닌 행복한 한국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