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상설시장으로 선혜청 창내장(현 남대문 시장)이 설치된 지 120주년이 되었다. 
  창내장은 확정된 권역을 갖고 상비된 관리체계와 하루 종일 상설로 개장한 점에서 오늘날 재래시장이라 불리는 도시상설시장의 원형이 출현하게 되었다.

▲ 한양도.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모든 물건이 모이고 흩어지는 시장백화점 '남대문시장' 특별전을  4월 21일(금)부터 7월 2일(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로 남대문시장이 개장한 지 12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최초 도시상설시장으로서의 의미를 조명하는 첫 전시이다.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남대문시장에서 거래되었던 상품 120가지를 선정하여 시대순으로 전시하였다. 시장에서 판매되었던 상품의 변화를 통해 시대별 변화상을 살펴보고 당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 남대문 안 조시(朝市)와 후기 남대문 밖 칠패가 도성삼대시(都城三代市)로서 활성화되었고, 1896년 서울 도시개조사업의 일환으로 남대문로 가가를 정비하면서 1897년 숭례문 안쪽에 있는 선혜청 자리에 도시상설시장으로 창내장(倉內場)이 설치된 이래,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었던 서울의 중심 시장이었다.

▲ 선혜청 창내장.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남대문시장은 창내장 시기 곡물, 남대문 안 조시와 칠패시장의 채소, 과일, 건어물, 생선을 비롯하여 대일항쟁기 츠지모토 상점의 식료잡화, 한국전쟁 이후 구제품 골목의 군복과 군화, 도깨비시장의 양키 물건에 이르기까지 ‘고양이 뿔 빼놓고’ 모든 물건이 남대문시장에서 거래되었다.

▲ 1972년 남대문시장 중앙통.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남대문시장에서 거래된 물품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였다. 북한 속담에 ‘고양이 뿔 빼놓고는 다 있다’는 말처럼 남대문시장은 모든 물건이 모이고 흩어지는 시장백화점답게 1,700여 종의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대일항쟁기에 들어와 남대문시장은 송병준의 조선농업회사가 경영하였고, 1921년 화재 이후 중앙물산이 시장경영권을 인수하였다. 이후 중앙물산의 횡포에 조선인 상인들은 남대문시장 상인연합회를 구성하여 권익을 보호하고자 노력하였다.
광복 후 남대문시장은 한국전쟁과 여러 차례 화재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서울과 한국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군수품과 사치품이 다수 거래되어 양키시장, 도깨비시장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1980년에 들어서 전문상가로 변신을 통해 숙녀복이 시장 주요 품종으로 등장하였고, 이들 상품은 ‘남싸롱’, ‘남문패션’으로 불리면서 유행하였다.

시장 전문상가 모형과 시장 24시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조명

 전시실 중심부에 들어서면 시장영역 전체모습을 바닥배경으로 시장 전문상가 모형과 남대문시장의 24시를 타임랩스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상실이 눈에 띈다. 시장의 하루 모습을 살펴보고자 주요 시간대를 선정하고 시장 내 주요업종별 상가와 중앙통 등 주요 가로 12곳의 모습을 촬영, 편집하여 시장의 24시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 남대문시장 양은그릇 가게.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1908년에 제작된 선혜청을 그린 선혜청건물지도(宣惠廳建物之圖) 및 시대를 상징하는 상품 등 관련유물 120건과 영상자료 27건이 전시된다.
 선혜청건물지도는 1908년에 측량하여 작성한 지도로 창내장 당시 건물 모습과 면적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시장에서 거래되었던 다양한 상품들과 시장 상인들이 사용하던 주판이나 계량도구인 되 등을 통해 상거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 송인호 관장은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상설시장이자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관람은 무료.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