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 ‘세례’라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 축복을 내리는 가톨릭 교의 의례가 있다. 그럼 우리나라에도 태어난 아기에게 축복을 해주는 예식이 있을까?

 

우리의 선도문화에는 아기를 낳은 지 사흘 째에 목욕을 시키고, 새 옷을 입혀 머리털에 색실을 맺어주어 단군께 명과 복을 비는 ‘단계(檀戒)의 의식이 있었다.

 

선도문화연구원이 펴낸 『한국 선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면 "해동성국(발해)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단군 사당에 몸소 찾아가 ‘보수명 保壽命(명을 길게 지켜주옵소서)’, ‘거질병 祛疾病 (질병을 물리쳐 주옵소서)’의 글자를 오색의 긴 베 조각에 써서 아이 머리카락에 매달고 영계(靈戒)를 받는다"는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 베 조각을 오늘날 단기(檀旗) 혹은 댕기라고 부른다.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은미)은 22일 일곱 달 된 아이 김가령을 위한 아기 영혼을 축복하는 단계식을 열었다. 이날 단계식은 국학원 원암 장영주 상임고문이 단계식의 의미를 담은 단동십훈 등 아이를 키우는 선도 문화 전통에 관한 강의로 시작되었다.

 

▲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서 김가령(만7개월)양을 위한 단계식이 치러졌다. 왼쪽부터 김상수(아버지), 원암 장영주(국학원 상임 고문), 최희영(어머니)


 권은미 국학원장의 주관으로 부모와 아이를 위한 단계식이 한민족역사문화공원 내 단군왕검 상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단계식 후 김가령 양은 오색동천을 온몸에 두르고, 가족·친지로부터 축복 메시지가 담긴 복주머니를 선물받았다.

 

▲ 단계식을 마친 김가령이 오색동천을 온몸에 두르고 있다.

 

아버지 김상수 씨와  어머니 최희영 씨는 "단계식은 진짜 부모가 되는 하늘과 약속하는 의미라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단계식을 준비하면서 아이를 위해 부모의 정성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으며 선조들의 전통교육이 어느 교육보다 값지고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권 국학원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가 이러한 예식을 통해서 인간 완성의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라고, 모든 부모가 또한 자녀의 의식성장의 책임자로서 임무를 다짐하는 약속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국학원은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선도문화에서 유래하는 인간 완성의 철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예식 즉, 생후 100일 축복식, 12살 청소년 축복식, 결혼 축복식 등 문화행사 및 예식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글. 김영철 인턴기자 kyc07063@naver.com / 사진. 국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