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전의 한 호텔에서 대한민국 학교장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 일이 있었다. 바쁜 교육자들이 그것도 전국적으로 모인 이유는 ‘뇌활용 행복학교 경영을 위한 학교장 역량 강화 연수’에 참가하기 위한 것.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가 주최를 하고 본교(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후원한 행사로, 필자도 강연자로 초청 받아 참석했다.    
 

‘두뇌인성코리아, 한국發 뇌교육’ 주제로 한 학교장 강연 첫 머리에 이렇게 말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미래 키워드 ‘뇌’라는 단어가 연수 제목에 없었다면, ‘뇌활용’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학교장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

 

현직 교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청에서 매년 실시하는 교원연수도 몇 년 사이 ‘뇌’ 관련 직무연수가 대폭 증가했다. 실제 요청받는 빈도로 보면 3배~5배 정도 늘어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증가 추세는 2016년 알파고 인공지능(AI) 이슈 이후로 더욱 높아졌는데,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달이 결국 인간의 가치란 무엇인가, 교육현장에서 미래 세대들을 위해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자연지능을 깨우고 계발하는 것에 관한 궁금증이 커졌기 때문이다.

 

교육청 교사연수나 학부모 연수에 가면 꼭 하는 얘기가 있다. “현 시대를 상징하는 두 가지 말이 있다. 하나는, 지금 청소년들은 평생을 지구 생태계의 위협 속에 살아갈 세대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 청소년들은 인류 태생 이래 인공지능과 경쟁하며 공존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는 덧붙이는 말이 있다. “지금 제 앞에 있는 분들은 미래 세대에게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들이다. 20세기 교육패러다임의 마지막 교육환경 속에서 살아온 마지막 세대 분들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맞이할 첫 세대와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 말에 공감한다. 언제 부터인가 우리나라도 ‘지구’라는 단어가 가깝게 느껴지고, 지구 생태계에 대한 위협을 적잖이 느껴가고 있어서일까.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임에도, 지구상 원조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첫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임에도 우리나라는 지구촌의 글로벌 이슈에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초중등 학교에는 유네스코(UNESCO) 핵심교육의제이자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글로벌 교육트렌드이기도 한 세계시민교육이 교육현장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구촌 시대 나라, 민족, 인종을 넘어 지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주인의식과 공동체 마인드를 갖자는 것이 세계시민교육의 골자이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했던 SF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유명한 문구처럼, 우리가 느낄 새 없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고, 그 중심을 관통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오늘날 인류 문명을 만든 것이 뇌의 창조성이듯, 당면한 인류 위기를 해결할 열쇠 또한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계발에 있습니다’는 창조성과 평화성, 인간 뇌의 근본 가치에 대한 것 말이다. 이 말은 올해로 12회를 맞는 뇌교육 두뇌올림피아드 IHSPO 설립 배경에 나와 있는 문구이다.

 

뇌’는 ​​21세기 미래 키워드임에는 분명하다. 생각과 감정, 상상과 통찰, 행동과 지능, 문제해결력에 이르기까지 인간 활동 그 자체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마음’이라는 기제가 심장이 아닌 뇌의 작용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 전환은 지난 세기 인류과학이 밝혀낸 산물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 뇌의 근본 가치에 대한 자각 그리고 올바른 활용과 계발이다. 뇌가소성의 원리에 따라 인간의 뇌는 훈련하면 끊임없이 성장하는 아주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정보입력을 오랫동안 수동적으로 받게 된다면 그 뇌는 과연 어떻게 될까? 뇌를 계발하는 목적과 방향성을 상실한 뇌는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나’라는 정체성이 상실된 채 외부의 정보에 종속된 뇌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입력받아, 처리해서, 출력하는 정보처리기관인 뇌 차원에서 21세기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은 ‘정보’ 자체가 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적으로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 자체가 과거에 비해 수백배 증가하였고, 정보의 전달과 확산이 미치는 시간은 지구 전체에 거의 동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시대를 맞이하였다.

 

뇌 속에 담긴 정보의 질과 양이 그 사람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며,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고, 활용하는 정보처리기술이 그 중심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뇌교육이 갖는 가장 커다란 가치는 바로 이러한 ‘정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처리하는 이른바 ‘정보처리기술’에 있다.

 

뉴욕 공교육에서의 뇌교육을 통한 교육변화와 더불어 올해 미국 주 정부 최초로 통과된 뉴멕시코주 ‘뇌교육의 날’ 선포, 중남미 엘살바도르 전국 학교로 확산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공통적으로 바로 미래 세대들의 신체적 자신감과 정서조절력 향상, 인성발달에 이은 자존감 향상이 자리하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교육의 철학, 원리, 방법 차원에서 한국發 뇌교육은 인간 의식의 확장과 진화라는 관점에서 글로벌 휴먼 정신으로 평가받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평화철학이 갖는 ‘방향성’, 언어와 인종, 지식의 수준과 상관없이 뇌를 가진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두뇌발달 원리체계의 ‘보편성’, 뇌의 실제적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체험적 방법론이 갖는 ‘효과성’. 그것이 한국 뇌교육이 갖는 가장 커다란 경쟁력이다.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 혹은 방법’이라는 교육은 인류 문명을 꽃피운 원천이 되었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인간 뇌의 창조성의 방향이다. 모든 것이 연결된 디지털 정보화사회 속에서, 지구라는 공동체를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의 뇌 속에는 어떤 가치가 담겨야 할까. 인류 미래의 키워드인 ‘뇌’의 올바른 이해와 활용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려온 국제뇌교육협회가 발행한 뇌교육 분야 첫 유엔 지속가능보고서 첫 머리에 적힌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메시지 안에 잘 나와 있다.

 

“뇌교육은 인간 뇌 속에 내재된 인성을 깨우고 회복시키는 ‘평화기술(peace technology)’입니다. 평화철학, 두뇌발달원리, 체험적 교육방법론에 기반한 뇌융합교육으로서, 누구나가 가진 인간다움의 가치를 회복하고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창조성을 계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의 바탕인 뇌를 활용하는 교육을 통해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고, 내재된 생명력을 회복함으로써 자연지능을 깨우는 ‘휴먼테크놀러지(human technology)’입니다.”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 <브레인> 편집장

cybermir@gw.global.ac.kr

 

매주 화요일에는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의 알수록 신비롭고 재미있는 인간의 뇌와 뇌교육에 대한 칼럼이 게재됩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