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디어아트 분야 신진예술가들의 데뷔 무대이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테크놀로지 페스티벌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 언캐니 밸리?'이 20일(금) 개막한다.

▲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 신진예술가들의 데뷔 무대이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테크놀로지 페스티벌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 언캐니 밸리?'이 20일(금) 개막한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금천예술공장은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 신진예술가들의 데뷔 무대이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테크놀로지 페스티벌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 언캐니 밸리?>를 10월 20일(금)부터 11월 5일(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페스티벌 나잇: 오프닝 퍼포먼스, EDM 콘서트(10월 20일(금) 오후 6시~10시) ▲전시: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 선정작품 및 초청작품 13점(10월 20일(금)~11월 5일(일), 오전 10시~오후 6시(페스티벌 나잇 기간(20일~21일)에는 오후 4시~10시) ▲ 강연: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다’(10월 21일(토) 오후 4시~5시30분) ▲라운드 패턴 아트 워크숍(10월 20일(금)~21일(토) 오후 4시~8시)으로 구성됐다.

 

2017년의 주제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이다. ‘언캐니 밸리’는 지난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Mori Masahiro)’의 이론을 인용한 것이다. 모리의 이론에 따르면,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인간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면 호감도는 다시 증가하여 인간이 인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수준까지 접근하게 된다. 이때 '인간과 흡사한' 로봇과 '인간과 거의 똑같은' 로봇 사이에 존재하는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 의해 느껴지는 거부감이 존재하는 영역을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한다.

 

예술감독 최두은(42, 아트센터 나비 총괄 큐레이터)은 “로보틱스(robotics)뿐 아니라 인공지능, 증강현실, 합성 바이올로지,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등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증강(augumented)되고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라며, “아직은 인간과 기계를 구분할 수 있는 ‘언캐니 밸리’의 마지막 지점에서 이 페스티벌을 통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테크놀로지에 의해 증강될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인간다움’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의 '다빈치 크리에이티브'2017년 주제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이다. <사진=서울문화재단>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를 관심 있게 볼 거리는 여섯개이다. 

이번 페스티벌의 백미는 관객 참여형 로보틱 퍼포먼스인 <인페르노>다. 예술가 루이 필립 데메르(Louis-Philippe Demers)는 “이 퍼포먼스는 단테의 『신곡』과 자신을 기계라고 여기는 소년이 등장하는 논문 『조이: 기계 소년(Joey: The Mechanical Boy』에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총 12개의 로봇으로 구성된 이 퍼포먼스에서 참여자는 20킬로그램이 넘는 로봇을 어깨에 착용한 채 움직임을 제어당하며 춤을 추게 된다. 인간의 신체는 외부의 힘에 통제 받으며, 신체는 무한반복 움직이게 강제된다는 설정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을 떠올리게 한다.

개막일 20일(금) 오후 6시부터 30분간 <인페르노>의 화려한 특별 퍼포먼스가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린다. 개막일을 아쉽게 놓쳤다면, 21일(토) 오후 6시와 오후 8시에 사전접수를 통해 각 1시간의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다. 21일(토)의 경우, 관객이 로봇을 입고 직접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다.

 

 가상현실을 통해 타인의 신체에 침입해보는 <미의 세 여신>도 볼 만하다.

관객이 오큘러스(가상현실 체험용 VR기기)를 쓰면 눈앞에 라파엘로의 작품 <미의 세 여신>에서 모티브를 딴 세 여자가 어깨동무를 한 채 나타난다. 관객은 조이스틱을 움직여서 세 여자 사이에 개입할 수 있는데, 여성들의 포즈를 관객이 조이스틱을 움직여 바꿀 수 있고, 어깨동무를 하며 얽혀있는 여자들을 무리에서 빼낼 수도 있다. 예술가 JF말루앵(JF Malouin)은 가상현실 속 타인의 신체를 ‘건드리는’ 행위를 통해 타인의 영역(territory)에 침입을 생각해보게 하며, 그리고 가상현실을 통해 서로 간섭하는 실재 신체와 가상현실 속 신체를 통해 몸의 경계(frontier)에 관해 말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통한 충격의 확장과 폭력의 숭고미 <임팍트(IMPAKT)>도 주목할 만하다. 금천예술공장 야외무대에서 예술가 허만 콜겐(Herman Kolgen)의 발사 장치가 7m 길이의 대형 스크린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서 시작된다. 발사체는 스크린에 등장하는 기괴한 외모와 신체의 가상인물-SF영화 혹은 게임에서 본 듯한-의 신체를 타격하고, 실재의 탄환에 맞은 가상의 인물은 엄청난 충격에 반응하며 무중력 상태와 같은 허공에 부유한다. 탄환에 맞아 부유하는 가상의 신체는 잔인함과 연민보다는 시적 우아함을 드러낸다. 예술가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잔인한 충격을 관객의 눈앞에서 확장시키고, 폭력을 통한 숭고미를 구현한다.

 

 로봇이 된 관객이 자신의 몸을 경험하게 하는 <에테리얼(Ethereal)>은  오큘러스 고글과 3미터 크기의 등신상 로봇으로 구성됐다. 관객이 방에 들어가 오큘러스 고글을 쓰면, 관객은 로봇으로 변신하여 현재 자신의 뒷모습을 내려다보게 된다. (고글 속 영상을 통해) 로봇이 된 관객이 자신의 팔을 움직이면, 관객 뒤 설치된 3미터 크기의 로봇의 팔도 똑같이 움직이게 된다. 관객의 팔 동작에 연동하여 움직이는 로봇이 만지는 것은 다름 아닌 관객 자신이다. 예술가 이성은과 이성민은 ‘우리의 신체란 타자의 시선을 통해서 인지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가 인지된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이밖에 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가 작품을 만들다, ‘스페이스 아트’ <이너 텔레스코프>, 과학자와 예술가, 기계공학자들이 말하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 등에 관한 3개의 강연도 열린다.

 

오는 20일(금)과 21일(토)인 이틀간의 페스티벌 나잇은 10일(화)부터 사전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사전 참가신청은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누리집(www.davincicreative.org)에서 가능하며 선착순 300명에게는 에코백을 증정한다. 이 밖에 페스티벌 나잇 현장을 찾는 관람객에게는 음료쿠폰, 네온팔찌, 스티커, 뱃지 등 선물패키지도 증정한다. (문의 02-807-4800)

 

(행사 티저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Q6BgRuoLSx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