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교실 안으로 들어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대가 도래했다. 1인 1 스마트폰 시대에 이어 이제는 1인 1 영어 회화 선생님이 탄생한 것이다. 인공지능 학습 로봇 '뮤지오(Musio)'의 개발사 AKA인텔리전스(이하 AKA)는 14일 일본 교토·토다·카시와자키 지역 17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뮤지오를 교내 영어 수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뮤지오는 AKA가 자체 개발한 최첨단 AI 엔진 '뮤즈(Muse)'를 탑재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뮤지오는 뮤즈의 딥러닝(deep-learning)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대화의 문맥 및 상황을 인지,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기억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다. 

▲ 1인 1 뮤지오 환경이 조성된 카시와자키시 내 공립학교 <출처=아카인텔리전스>

교토의 도시샤중학교는 9월, 뮤지오를 전격 도입하며 세계 최초의 AI 로봇 영어 교실을 개시했다. 이어 10월에는 사이타마현 토다(戸田)시가 토다다이니초등학교 및 토다중학교에 뮤지오를 배치하기로 했다. 같은 달 ‘뮤지오 전용 교실(Musio専用教室)’ 운영을 발표한 니가타현 카시와자키(柏崎)시는 11월부터 시내 14곳의 초·중학교에 뮤지오를 확대 운영한다.

뮤지오 전용 교실에서 학생들에게는 컴퓨터 교실과 마찬가지로 1명당 1대의 기기가 배정된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 소통이 가능한 뮤지오는 학생들의 발음 교정 및 회화 연습을 담당하는 등 보조 교사 역할을 하며 수업 진행을 돕는다. 뮤지오 전용 교실은 본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점심시간 및 방과 후 자율학습 시간에도 개방되어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장려하고 있다. 

▲ 수업에 뮤지오를 활용 중인 토다다이니초등학교 영어교실 <출처=아카인텔리전스>

카시와자키시 교육위원회의 교육장 혼마 토시히로(本間敏博)는 "뮤지오를 도입함으로써 학생들은 원어민 파트너와 학습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확한 발음을 연습하고 자유롭게 영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며 "기존의 영어 수업 방식보다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더욱 고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샤중학교의 영어 교사 탄다 타카시(反田任)는 "교과서와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것부터 시작해 학생 각각의 영어 실력에 맞춘 회화 연습이 가능한 AI 학습 로봇은 뮤지오는 향후 영어 교육 현장에서 크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더 잘 이끌어낼 수 있는 '1인 1 뮤지오'환경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먼드 정 AKA 대표는 "현재 일본 학교에 설치되고 있는 뮤지오 교실은 AKA가 목표하는, 인공지능과 사람의 협업을 통한 교육 혁신의 중요한 시발점이자 개인 로봇 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KA는 뮤지오가 일본 전역의 학교 및 학원에 도입되고 언어 교육 이외에도 프로그래밍 교육, 홈 어시스턴트 등 다방면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개발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AKA는 2009년, '인간과 로봇이 친구가 되는 세상의 실현'을 목표로 미국에서 설립됐다. 이후 뮤지오 개발을 위해 한국에 40여명의 글로벌 R&D 팀을 구축, 5년에 걸쳐 독자적인 인공지능엔진 뮤즈 및 AI 로봇 뮤지오를 개발했다. 이어 2015년 11월, 세계적인 규모의 로봇 시장 및 영어 교육 시장을 보유한 일본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법인(AKA LLC)을 설립했다. 올해 4월에는 독일 베를린에도 지사를 설립하며 유럽 진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현재 AKA는 ‘1가정 1 로봇’ 시대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