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전통문화의 산실 (사)국학원(원장 권은미)과 부산국학원(원장 박선후)은 지난 19일, 부산일보사 10층 강당에서 “3~4세기 부여-백제-가야-야마토왜의 교류와 천손사상”이라는 주제로 제10회 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가야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200여명의 부산 시민 및 관심 있는 연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진지하고도 열정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일규 부산대 교수는 “3~4세기 가야, 부여, 왜 문화의 비교 연구”라는 주제로, 북방지역 부여 유물과 한반도 남부 금관가야 유물의 공통 특성에 관한 풍부한 사진 자료로 부여족 남하설을 재조명하여 관심을 끌었다. 김 교수는 금관가야는 북방 부여문화에 기반하여 성립된 새로운 문화이며, 금관가야의 수준 높은 철기문화가 왜에 전해졌다고 밝혔다. 따라서 4세기 대 금관가야의 위상은 북방 부여와 연결된 한반도 남부와 일본열도의 맹주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두 번째 발표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융합고고학과 이도학 교수는 “부여와 백제 및 가라(加羅)와의 연관성 검토”라는 주제 하에, 한국사에서 백제와 가라(발표자는 ‘가라’라는 국명을 사용함)는 부여에서 비롯되었음을 풍부한 고고학적 물증과 문헌 고증을 통해 밝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부여사가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음에도 부여사 연구가 활발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정경희 교수는 “신도 ‘천신-국신론’의 등장 배경과 3세기말~4세기초 야마토 부여왕조(스진왕조)의 성립”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였다. 정 교수는 단군조선 와해 이래, 단군조선 유민들에 의해 천손사상(삼원오행론)이 전파되고 야요이문화가 개화되면서 본격적인 일본사가 펼쳐진다고 보았다.
이후 3세기말·4세기초 야요이시대가 끝나고 고분시대가 시작되는 즈음에, 고분시대를 연 야마토왜의 정치 주체인 스진왕조가 바로 부여왕조 세력들이며, 이 시기에 일본 신도의 ‘천사(天社)-국사(國社)’ 체제, 곧 천신-국신 체제가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천신-국신 구분은 부여계 스진왕조가 야요이시대 이래 천여 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한반도 천손사상의 오랜 전통이 천신-국신 논의를 기점으로 그 사상적 원형에서 멀어져가고 있었음을 보여주기에 사상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동아시아 한·중·일 관계의 해결점으로서 천손평화사상을 제안하면서 발표를 마무리지었다.
사회를 맡은 부산 가야고등학교 강상익 교사는 “이번 학술대회가 가야사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어서 매우 신선하였고, 풍부한 자료를 곁들인 해석으로 일반인들도 역사에 재미있게 집중할 수 있어서 우리역사를 바르게 알아가는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부산국학원이 주관하고, 부산광역시, 코리안스피릿, (사)대한국학기공협회가 후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