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리역사바로알기의 2017년 마지막 토요현장학습은 11월 25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현장학습을 우리나라 역사를 총망라하는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것은 꽤나 의미 깊은 일이다. 찬바람이 세게 부는 날씨에 실내현장은 정말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 우리역사바로알기가 11월25일 시행한 국립중앙박물관 현장학습 참가자들이 반구대 암각화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아이들은 박물관 선사실에서 먼저 반구대 암각화를 감상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였을까. 바닷가 근처에서 발견된 절벽에 그린 그림에는 어떤 것을 담았을까. 아이들은 암각화에 그려져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였다. 고래가 많이 그려있는 것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보고, 내가 그 당시에 살았다면 어떤 생활을 하였을까 상상도 해보았다.

▲ 신라가 북한산에 세웠던 진흥왕 순수비.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아이들이 두 손으로도 잡기 힘들 정도로 큰 주먹도끼는 원시인의 도구와 생활을 마음껏 상상하게 하였다. 하나하나 조금씩 달리 생긴 주먹도끼를 보고 각자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골라보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주먹도끼의 용도를 척척 알아내었다. 주먹도끼는 1977년 그렉 보웬이라는 주한미군이 한탄강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구석기 시대의 유물임을 확인하게 된 중요한 유물이다. 2005년 열린 연천군 구석기 축제에 그웬은 27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 주먹도끼를 발견했을 때의 심정을 축제에 참가한 이들에게 전해주기도 하였다.

▲ 우리역사바로알기 현장학습 참가자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빗쌀무늬토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다음 아이들과 함께 본 유물은 신석기의 빗살무늬토기였다. 날이 따뜻해지고 먹을 식량이 늘어난 시기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그릇의 필요는 빗살무늬토기를 만들어냈고, 갖가지 크기의 빗살무늬 토기를 보고 아이들은 용도를 알아내었다. 왜 빗살무늬를 넣었을까, 의견은 갖가지가 있지만 아이들이 이날 말했던 ‘만든 사람이 그 무늬를 좋아해서’라는 이유가 제일 그럴싸했다. 아이들은 옛 유물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비슷한 용도의 물건들을 집어내기도 하였다. 보면서 알아가는 현장학습의 중요함을 직접 느끼며 배우는 것이다.

▲ 신라 금관과 허리 장식.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고대관에서 아이들은 고구려의 유물 호우명 그릇이 신라에서 발굴된 것으로 두 나라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고, 멋진 사신도를 그려 넣은 고구려 사람들의 무덤 양식이 멋있다고 하였다. 사신 중 진짜 있는 동물과 상상의 동물을 가려내기도 하였다. 백제는 도읍지를  두 번 옮겨 한성백제, 웅진백제, 사비백제의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무령왕릉의 금붙이 유물들과 금동대향로가 아이들을 유혹했다.

 가야의 발달한 철문화가 만들어낸 갑옷을 감탄하여 입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다. 삼국 중 유일하게 금관이 발굴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야기까지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물어보고 답하면서 박물관을 탐험해나갔다.

▲ 우리역사바로알기가 11월25일 시행한 국립중앙박물관 현장학습 참가자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박물관 내부에 우뚝 자리잡은 탑이 진짜냐 아니냐부터 궁금한 아이들과 경천사 10층 석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큰 탑이 원치 않는 일본여행을 다녀왔던 사실부터,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했던 우리의 과거, 그리고 잘 복원해놓은 현재와 앞으로 영원히 보존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까지 되어있는 탑의 미래를 알아보았다. 다른 각도에서 보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가 탑을 내려다보니 아이들은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높은 곳에서 보니 각 층마다 새겨져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조각들이 더욱 멋지게 보인다고 하였다. 그 후 각자가 이루고 싶은 소원 한가지를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조심스럽게 탑을 돌아본다. 사월 초파일에 절에 모여 탑을 돌며 부처의 공덕을 기리며 저마다의 기원을 하는 행사가 민속놀이로 변한 것을 알려주니 아이들은 진지하게 손을 모으고 탑을 돌았다.  우리나라의 유물의 소중함을 느낀 아이들이 그것을 자신의 생활로 가지고 가는 듯한 했다.

▲ 우리역사바로알기 강사진.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33만점이 넘는 유물을 다 보고 체험할 수는 없지만, 몇 개의 유물을 보더라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유물을 통하여 조상이 살아온 길을 알고 그 속에 숨겨진 지혜를 읽고 그 생활을 짐작해보았다.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으니 얼마 고마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유물을 통해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온전히 느낀다. 현장학습으로 체득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될 아이들을 기대해본다.